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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남 여행 메모


잊고 있던 글이 있길래 더 잊기 전에 올린다.
진짜 잊기 전에.... 이젠 읽어 보니 내가 쓴 글이라고 생각이 들지도 않는다. 말투는 그렇다치고, 표현이 요상타. ㅎ
모두 2003년 1월에 여행한 내용이다. 이제보니, 중띠엔에 간 내용은 없네... 돌아오는 길에 황레이 만난 이야기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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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17)은 쿤밍(昆明)에서 떠나는 날.

아직도 살 것이 남아서...우리는 이상하게도 쇼핑 여행을 하는 기분이다. 서로 옷은 4벌 이상 사지 말자고 약속을 하지 않나,...기념품 사는 것을 유독 좋아하지만, 실용성을 위해 전통의상을 많이 사 모으는 편이다. ....쿤밍의 유명한 시장 화니아오(花鳥)시장을 가기로 했다. 화조시장은 하늘에 나는 새, 바다의 물고기, 땅의 짐승 등 없는 것이 없다는 시장인데, 전에 가본 바에 의하면 그다지 많지는 않다. 그저 먹거리와 기념품 사기는 그만...시장 이름답게 꽃과 새, 작은 어항용 물고기 등을 많이 판다. 낚시대도 많이 팔고, 이 지역의 많기로 유명한 나비조차 박제되어 팔리고 있다. 말하고 보니 많이 파는군.

우리가 묵는 곳은 쿤후(昆湖)반점인데 125원이고 뜨거운 샤워를-물론 공동 샤워장이지만- 잠 잘 때 빼고는 할 수 있다. 무지 뜨겁다는 사실을 밝혀 둔다...머리 감을 때는 뜨거운 물이 안 좋다는데....라는 생각을 하며 데일 것 같은 물을 몸에 끼얹고 있자면 몸이 퉁퉁 뿐다... 운남의 지역 특성인지는 몰라도 일교차가 너무 심해서 건물 안이 매우 춥다. 낮에는 더운데 밤에는 내복을 껴입고 잔다...어쩌면 겨울인데도 난방을 안 하는 탓도 있겠지만.. 빨래를 해놔도 마르질 않는다. 3일을 널어놔도 안 마르길래 텔레비전을 켜놓고 위에다 올려놨더니 비로소 마르더라..

그제(115)는 석림에 다녀왔다. 석림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해수면이 낮아지면서 침식작용으로 드러난 돌들이 기괴한 모습을 띄우면서 유명해진 것 같았다. 게다가 지진으로 단층도 기울고 해수면 높이에 머리처럼 돌들이 얹혀있어서 꼭 사람같은 모양의 돌들이 아주 많았다. 날씨는 아침에는 조금 흐렸지만 역시나 낮에는 해가 쨍쨍, 하루 잘 것을 대비해 입고 갔던 내복까지... 쪄 죽는 줄 알았다. 결국 전통의상 한 벌을 사고 그 옷으로 갈아입고 나왔징.. 물론 반팔. 그렇지만 건물 내는 춥다는 것을 항상 유념해야한다..추워서 껴입고 나가면 덥다...;;

우리 둘이 석림을 다녔으면 마치 노인네 관광 온 양, 엄청 느릿느릿, 그러다가 그늘 있으면 앉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쉬고, 결국 다 못 본 채, 하루를 자고 왔을 것이겠지만 마침 만난 한국 여행자들과 도는 바람에 매우 빨리 돌았다. 결국 그 전날 화조시장과 쿤밍 시내 관광에서 소비한 체력에 합해 기력 소진은 많이 되었지만 오랜만의 여행의 긴장감이 돌아 좋았다.

운남이 겨울인데 반해 날씨가 온화한 덕분인지 한국 여행자는 물론 서양인들도, 일본인들도, 중국인 패키지까지 엄청 사람이 많았다. 그래도 그 와중에 이족(彝族)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었다. 아무래도 나는 얼굴이 두꺼분지...생글생글 웃으면서 찍자니 부끄럽기는 해도 이렇게 내가 한번도 입어보지 못한 옷을 입고 사진 찍는 것이 좋다. 그야말로 기념이다.

가이드 없어도 지도만 있으면 대충 뭔지 알겠더라..한자만 대강 파악하면 무슨 상인지 알 수 있으므로. 게다가 정 모르겠으면 남의 가이드 슬슬 따라 다니면 될 것 같았다. 정말 패키지가 많다..;; 우리가 느끼기에는 석림의 중심인 대석림보다는 외곽으로 보이는 들쭉날쭉한 이름 모를 돌들이 더 좋았다. 운남의 특징인 빨간 흙들과 어우러진 흰 돌들..계단과 붉은 글씨로 꾸며놓은 석림보다는 훨씬 자연에 가까웠다.

쿤밍에서 :

취호 공원 - 입장료가 어찌된 셈인지 공짜였습니다. 화조시장에서 오일로(五一路)로 쭉 언덕을 올라가서 길 건너고 바로 있는 골목길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지도에 잘 나와있어요.

갈매기들이 엄청납니다. 무슨 내륙에 갈매기들이 그리 많은지. 갈매기 먹이 파는 분이 많으니 한 번 사서 주는 것도 재미납니다. 개떼처럼 모여듭니다...;;; 한봉지에 1. 빵은 4봉지 1. 취호 공원 주변에 전통의상 파는 곳이 많은데 가만히 보면 이쁜 옷이 아주 많아요~^-^;

그렇지만 가격은 무조건 깍아서!! 태족 옷은 시솽반나가 아주 싸니까 충동구매는 하지 마세요~^-^

화조 시장 - 쿤후 반점앞에서 2번 버스를 타고 가면 됩니다. 왼쪽으로 한번 오른쪽으로 한번 차가 꺽이면 바로 그 정거장에서 내리세요.-_-;; 반대편에 화조시장이 있습니다. 싸게 기념품 구매하실 수는 있지만, 여행 초반이니 보관하기 어려운 것은 금물이더군요..ㅠㅠ;

여기서 조금만 걸어서 쭉 들어가다가 왼쪽으로 나가시면 바로 성() 박물관이 있습니다.

시장(...;;) - 쿤후반점 앞의 육교를 바로 건너면 시장이 나오는데 그 시장으로 들어가셔서 중간 쯤의 사거리에 진짜 맛있는 꼬치 팝니다.@-@! 곱창 꼬치...으음, 예술입니다!! 더 들어가시면 몇십 년 됐다는 식당들이 있는데 조금은 비싸지만 특색있는 음식들을 먹을 수 있어서 좋더군요.

진디엔(金殿) - 10번 버스 타시면 마지막 정류장이 바로 앞입니다. 학생할인 안되어 15원이고요. 금전 말고도 선인장 온실, 꽃 온실, 열대 식물 온실, 운남성 꽃인 차화(茶花)정원을 볼 수 있습니다. 굉장히 넓어서 삼림욕 한답시고 깊이 들어가면 다리가 아프답니다..(들어갔었습니다;;) 금전은 무당산과 무협지와 도교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꽤 재미있을 겁니다. 까만색 올챙이들이 떼지어 있는 것도 볼만 하구요(저는 징그러웠지만). 그리고 금전을 다 보고 배가 고파 들어간 금전뒤의 식당의 과교미선은 예술이었습니다! 정말 맛있더라구요!! 무조건 씨앙차이(香菜)만 빼면 됩니다. 그리고 남쪽에 와서 정말 많이는 보지만 이곳에서도 마작을 엄청 합니다. 아줌마들하고 아저씨들..출퇴근하면서 하는 것 같기도...;; 저녁에 버스타러 나오니 금전 앞에 간이 식당이 차려져 있습니다. 무과수도 량펀(冷紛)도 맛있으니 드셔보세요.

118일에는 징홍(景洪)에 도착했군요.

멍훈(勐混)의 일요 시장이 매우 지역적 특색이 넘친다길래 하루 더 있어볼까 하는 심정으로 토요일에 바로 떠났습니다. 징홍버스터미널 말고 반나버스터미널이 더 편리합니다. 시솽반나 안에서 움직이려면 반나버스터미널이 좋구요, 좀 멀리 나가시면 징홍버스터미널이 좋군요. 징홍에서 멍훈 바로가는 차도 있고 멍하이 들려 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멍훈 - 멍훈의 일요시장은 생각보다는 그저 그렇더군요. 하니족 할머니들이 물건 사라고 부추기며 따라다닙니다. 특이할만한 점은 모두 비슷한 끈 가방을 매고 있다는 것이죠. 애기 업는 포대기도 화려하구요. 가끔 장족도 보입니다. 꼬치는 5개에 1. 숙박은 바이타(백탑)여관.10원이었습니다. 샤워 안되고 뜨뜻한 물 없습니다. 장판도 없고 오직 모기장과 침대입니다. 그래도 운치는 있더군요. 더럽지만 방문앞에 물받는 곳 비스끄리 한 것이 물고기도 살고 개구리도 살고...다만 화장실에서 응가하고 나오다가 본 화장실 배수가 그 곳으로 이어져...;;;;;

멍하이(勐海)는 그냥 지나쳐가서 잘은 모릅니다. 다만 부근에 하니족 꾸니양마을이 있다더군요. 지도에 잘 나와 있습니다. 멍해에서 징홍으로 바로나와 간란바로 갔습니다.

간란바(멍한) - 징홍에서 버스로 6.5원 두세시간인가 걸려서 도착합니다. 정보가 너무 부족해서 멍훈에서 만난 분이 소개해주신 태족원(傣族園 35)을 먼저 찾아갔습니다. 삼륜차 타면 공짜입니다. 샬라카페를 먼저 찾아가시면 공짜로 들어가는 방법을 알 수 있습니다. 방명록에 자세히 소개됨. 샬라카페는 내리신 버스정류장에서 시장쪽으로 쭉 300미터정도 걸으시면 왼쪽에 보입니다. 숙박도 하는데 우리가 잤던 태족원 민박보다는 훨씬 질이 안 좋더군요. 태족원 들어가셔서 돌아다니시면 visiting house라는 표시가 된 집들은 모두 숙박과 식사가 가능합니다. 굉장히 친절하고 숙박은 15원에 태양열 샤워됩니다. 태족이 굉장히 친절하다는 것은 가시면 곧 알게 될 정도로 사람들이 서로 도와주고 자세히 설명해줍니다. 서비스 정신이 투철하다고 해야하나..자전거 빼고 다 좋았습니다.-_-

태족원에서 낮 3시 반에 시작되는 쇼를 보시면 마지막에 태족 명절 축제인 물뿌리기가 시작됩니다. 신나게 물을 뿌립니다..미친 듯이 뿌려댑니다..;; 여벌의 옷이 있다면 꼭 참여해 보세요. 진짜 재미있습니다^^;;

간란바에서 메콩강을 배로 건너면 자전거로 소수민족들이 사는 모습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깊게 들어가면 갈수록 세상과 떨어져 사는 농민들을 볼 수 있는데 정말 순박해 보입니다. 평화로워 보이기도 하고요. 아이들도 더 이상 중국애라는 기분이 안 듭니다. 그냥 물장구 치고 노는 애들이예요. 소치는 부자를 제일 인상깊게 봤었습니다...^^

멍룬(勐溣) - 간란바에서 정식으로 가는 차는 없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히치를 해서 갔는데요. 8. 바로 열대 작물원 앞에서 세워주더군요. 감솨~챈들러 아저씨..^^ 1원하는 죽통밥을 사먹고 바로 들어갔습니다. 학생표 있습니다. 한국 학생증은 왠만하면 다 통과됩니다. 가방은 밖에 여관에 맡기고 가볍게 들어갔는데 힘들어서 죽을 뻔 했습니다. 본 코스인줄 알고 힘들게 다녔더니 진짜 우림은 몇 킬로 더 가야 있다더군요. 한번쯤 가 볼만합니다. 진짜 남국에 온 기분이 들어요. 야자수도 귀여운 것부터 엄청 큰 것까지, 대나무도 종류별, 나무길이 예뻐요.

징홍 - 다시 징홍으로 돌아왔습니다.

 

 

126일 일요일 빠오샨(保山)에 도착한 날.

아아.. 드디어 빠오샨에 도착했다... 배 고파서 죽는 줄 알았다. 우리가 징홍(景洪)에서 떠날 때 징홍버스터미널에 루이리 가는 표가 없어서 반나버스터미널에서 빠오샨가는 걸 바로 끊은 것은 어쩌면 잘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춘지에(春節)가 다가오는데 122일부터 31일까지 50%로 오른 표 값도 그렇고 귀향하는 사람들을 헤치고 표 살 용기도 없으니 말이다. 오른 표 값은 대단하다. 한사람에 얼마길래 두 장에 453원인겨... 계산은 그만두고 일단 있는 돈 탈탈 털어샀다. 그리고 1240분이라는 차를 땡볕에서(초절할 정도로) 기다리며 210분에야 간신히 탔다. 무슨 세차를 1시간 넘게 하냐...-_-;; 그런데 간신히 탄 이차의 운전수가 또 가관이다. 지네들이 늦어놓고 늦었다고 위세부린다. 저녁을 밤 9시반에 먹었다...,.배고파서 깜빡 잠들기는 처음이었다. 이러다 죽는건 아닐까. 아무튼 이 날 저녁 식사 후 산 꼭대기에서 본 하늘의 별은!!! 세상에 이렇게 많은 별이 있는 줄은 그때 알았다. 물론 그전에 간란바에서 본 밤하늘 별은 우스울 정도로(그 때도 엄청나다고 한참동안이나 수선을 떨며 바라봤었다.)..

다음날 아침에 덜컹거리는 결에 일어나보니 사방이 계단식 논밭이었다. 이놈의 길은 왜 이렇게 안 좋은 걸까.. 지도에는 분명 노란색 줄로 주욱 국도라고 표시되었는데 오히려 지방도보다 못하다. 이제 막 시작된 서부대개발 때문에 먼지만 날리고 곳곳이 공사중이다. 콧구멍이 시커멓다. 시간을 보니 8시 반..아침은 대체 언제 먹을까. 어제의 막가는 기사의 행동을 보아서는 간단히 9시라고 밥 먹을 것 같지가 않더니...정말 점심때 1시 반이나 되니 겨우 세워줘서는 빨리 먹으란다. 나쁜넘.. 그래도 세워준 곳은 아주 조그만 곳인데 비해 엄청 맛있는 미씨엔을 내놓았다. 가격은 2. 쉬도 누고, 배도 부르고 낮잠을 늘어지게 자니 어느새 지방도이다. 드디어 깨끗하게 깔린 도로에 들어서서 계속 구불거리는 산길을 가자니 양 쪽에 아래로 뻗은 계단식논이 드디어 신비하게 눈에 들어왔다. 산을 내려올수록(산을 내려가는 건지 그 높이에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건지 감은 잘 안잡히지만) 푸른 색이 감도는 것이 과연 이 곳에 겨울은 없는가.. 유채꽃과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음은 물론이다.

결국 점심먹고 땡이었다. 빠오샨에 도착하니 이미 저녁 8시 반이다. 뱃가죽이 등가죽에 붙는다..는 뻥이고, 다음부터 버스 탈 때는 군것질 꺼리는 꼭 많이 챙기기로 대결심!! 그리고 사탕도! 이번에 스카치 사탕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느끼건대 남방쪽 사람들이 확실히 신장 사람들보다는 이기적이고 중국적인(다들 몇십 년 알고 지낸 사람들처럼) 대화가 없다. 진짜 재미없는 사람들이다. 기사가 떽떽거리기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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