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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나 음악과 나 어릴 때 살던 곳을 주변에 다른 집이 50미터쯤 떨어져야 있는 시골이었다. 그나마 동네에 네 가구밖에 없고 200미터쯤 또 가야 다른 동네가 나오는 곳이라서 생활 소음과는 거리가 멀었다. 학교가 끝나고 집에 오면 텔레비전을 아주 크게 틀어 놓고 마당에서 놀다가 좋아하는 프로그램 소리가 들리면 들어가 보기도 했다. 조용한 동네이기 때문에 더 큰 소리로 음악을 즐길 수도 있었다. 아버지가 전축과 외국 클래식 레코드모음집, 이선희와 앨비스의 레코드를 가지고 계셨는데 그게 나의 음악 선곡 모음이 되었다. 라디오에 대해 잘 몰랐던 터라 가지고 있는 것만 들었고, 크게 들었다. 클래식 레코드는 사놓고 별로 안 들었는지 너무나 깨끗한 상태라서 뜯어보는 재미도 있었고 앨비스는 춤을 출 수 있어서 좋았고, 이.. 더보기
어느 해 꿈 2002년 10월 20일 꿈에. 머리와 얼굴이 밀가루를 뒤집어쓰고 문지른 것 같은 아버지와 그의 아들- 죽은 여인을 그리워하는, 그래서 어두운 빈방에 들어가면 꼭 그녀의 그림이 떠오르는, 그렇지만 사진의 형태가 아닌 선의 형태로, 그것도 스물스물 바닥에서부터 올라오는 까만 선으로 그려진 머리가 긴 여인-의 이야기부터 말하자면, 항상 기분이 저조하고 마치 무언가 모를 것을 품고있는 것처럼 까만 머리의 아들은 조용히 눈을 내리깔고 세상을 바라본다. 그것은 마치 어떤 뿌연 환상적인 매력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어필되지마는 아들의 어두운 내면과 죽은 여인에 대해 알고 있는 아버지는 그것이 못마땅하다. 아버지와 아들모두 다리 한쪽이 병신인데, 아버지는 오른쪽, 아들은 왼쪽이다. 아버지는 밀가루를 머리에 뒤집어쓰고 물.. 더보기
운남 여행 메모 잊고 있던 글이 있길래 더 잊기 전에 올린다. 진짜 잊기 전에.... 이젠 읽어 보니 내가 쓴 글이라고 생각이 들지도 않는다. 말투는 그렇다치고, 표현이 요상타. ㅎ 모두 2003년 1월에 여행한 내용이다. 이제보니, 중띠엔에 간 내용은 없네... 돌아오는 길에 황레이 만난 이야기랑.. -------------------------------------------------------------------------------- 오늘(1월 17일)은 쿤밍(昆明)에서 떠나는 날. 아직도 살 것이 남아서...우리는 이상하게도 쇼핑 여행을 하는 기분이다. 서로 옷은 4벌 이상 사지 말자고 약속을 하지 않나,...기념품 사는 것을 유독 좋아하지만, 실용성을 위해 전통의상을 많이 사 모으는 편이다. ....쿤밍의.. 더보기
Camp Swing It, 2011. Camp Swing It!! 누군가(닉넴이..A로 시작되는 분...)가 말했죠.. 말해서 무엇 하겠습니까? 가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말로 설명해서는 알 수 없는 환희를 느꼈던 CSI!! 말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후기가 사람들에게 어필을 한다면 조금이나마 고생하신 CSI 운영진께 보답이 될까하여, 또 같이 못간 동기들을 배 아프게 하기 위해 몇 자 적습니다.ㅋㅋ 2010년 제가 지터벅 처음 시작할 때 지터벅 쌤들이 CSI를 다녀왔다면서 까페에 후기를 남겼었는데, 당시에는 쌤들만 가는 어떤 워크샵인가보다 라고 생각했어요. 뭔가 고수들의 파티인 느낌. 올해 2011년 린디 초중급 수업을 다시 들으며 Adamas(이하 아다마스), 이화 쌤을 선생님으로 모실수가 있었는데 CSI 주최자인걸 알았고, 가르치는 .. 더보기
Review | Dexter Dexter's Morning Routine 스포일러 ~ 요사이 시즌 4를 달리고 있는 패밀리 가이 덱스터(Michael C. Hall).. 가정을 지키기는 것과, 자신의 음험하고 특별한 취미를 유지하는 것의 발란스를 맞추지 못해 우왕좌왕한다. 그러다 이번 시즌 첫 타겟과 대화하는 도중 가정을 놓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고민 중 트리니티 킬러(John Lithgow) 역시 화목한 가정을 유지하며 몇십년을 연쇄살인을 해온 동지라는 것을 확인한다. 고양이 쥐잡듯 긴장감을 갖고 이야기는 계속 진행되지만 사이사이 재미있는 요소도 있다. 엔젤 경사와 마리아 서장의 썸씽과 자꾸 서로 사타구니를 마사지해주는 부패경찰 퀸과 여기자, 늘 연애에 실패하는 뎁과 불쌍한 은퇴한 FBI요원 런디의 나이차를.. 더보기
할라피뇨 jalapeño 지금 집에는 H군의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고추짠지(?)가 있다. 처음에는 맛이 독특해서 손을 대지 않고 다른 음식만 먹고 있었는데, 요새 반찬이 떨어져서 슬슬 한개씩 꺼내서 먹다가 도시락 반찬으로까지 싸서 먹고 있다. 맛이 시큼하기도 하고, 맵기도 하고, 고추씨가 많이 있고, 고추의 아삭함은 살아있으면서, 색은 풀색......이 정도쯤이면 할라피뇨가 생각나는지? 짜지 않고, 살짝 매우면서 달지도 않아 할라피뇨보다 더 감칠맛이 돈다. 예전에는 짱아찌라고도 했던 것 같은데. 너무 오랜만에 먹어보아 그 맛을 잊고 있었는가 보다. 이제는 제법 맛있는 반찬이 되었다. 어느 누군가는 패밀리레스토랑, 호프집, 피자집을 막론하고 할라피뇨를 외치며 알아서 먼저 가져다 주지 않는 직원에게 암묵적인 항의를 하는데, 사실 할라.. 더보기
새로운 언어를 배울때는 늘 마음가짐이 훌륭하다 갑자기 산스크리트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목표없는 인생을 전환시키기 위한 제 1 계략(?) 중의 하나이기도 하고, H군이 열공하는 분야에 나도 한다리 걸쳐 서로간 화제도 도모할 겸.(눈물나는 연애사다...) 아직 수업은 세번째까지 들은 터라 심각한 문법 좌절의 단계까지는 다가가지 않았지만, 아, 이거 히라가나보다 외우기 어려운 알파벳을 어쩌리. 순서대로 쓰려면 써보겠는데 중간에 한자씩 물어보면 머리가 띵하게 울린다. 발음도 혀를 사용해서 비슷한 발음을 다르게 발음하도록 해야하는데, 어째 헷갈린다. 중국어를 처음 배울때, 물론 나는 2년이나 헤매어 비교할 건 못 되지만, 한자가 좋아 중국어를 선택했던만큼 이질감은 적었다. 그래도 실력이 요만큼밖에 안되는 것은 한자나 중국어나 외우는 노력을 안해서 따라가지 못.. 더보기
사진찍는 사람과 모델 Taking pictures! 사진을 찍는 것은 굉장히 멋있는 취미다... 라고 생각한 것이 중학교 때였다. 중학교때 사진반에 들어가 ca활동을 한 것도 이 생각의 일환이었고, 어린나이에 스스로 찍은 동생과 나의 눈밭 풍경 사진이 있다는 것도 나름 뿌듯한 일이다. 특히 그때도 나는 훌쩍 뛰어서 공중에 뜬 것 같이 보이는 사진을 좋아해서 동생을 큰 돌 위에 올라서서 몇 번이나 뛰어 내리게 했는지 모른다. 나의 so special한 H군과 만난 중국여행에서 나는 그다지 사진에 연연하지 않고 여행을 다녔다. 눈에 남기고 싶은 마음과 마음에 남기고 싶은 마음 중 후자쪽이 감기에 걸려 골골거리던 내 뜻에 좀 더 부합하기도 했고, 사진기도 구렸던 까닭이다. 그 때 H군은 중국 베이징의 유명한 상점가에서 매우 저렴한.. 더보기
목표 없는 인간 목표 없는 인간 지금까지 해온 일을 하나하나 꼽아보니 도서관 사서, 여행사, 유학원, 무역회사 서무, 상담원인데, 자잘하게 했던 아르바이트까지 쳐보면 호프 서빙, 던킨도너츠 점원, 영어 번역, 중국어 과외, 공원 청소원, 삽화 아르바이트, 프리랜서 출판 디렉터 비서, 외국인 교수 조교까지... 참 종류도 다양하게 아무렇게나 손닿는 대로 일을 해왔다. 졸업하고 나서도 별 목적도 없이 아무 일이나 봉급과 시간만 맞으면 일하면서 하릴없이 20대 중반만 축내고 벌써 28세다. 문득 나이를 깨닫고 나니, 또래들이 기업, 공무원, 사업 등 나름대로의 적성을 찾아 이미 백년대계를 세워 잘 살고 있는데 나만 이렇게 한가한 삶을 살고 있는 건 아닌지, 이제서야 앞으로 남은 팔십년-우리 때는 120세까지 산다고 하지만-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