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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Photo

창작? 복제?



나는
무언가를 만들거나 그리거나 상상하거나 낙서하거나 쓰거나 그런 것들을 좋아한다.
확실히 좋아하는 게 틀림없다.
뭐든 결국엔 다 하니까.

근데 창의성은 없는 듯하다.
결국엔 다 출처가 있더라.
창작이 아닌 복제만을 좋아하는 건 아닐까?
아니면 쉬운 것만 좋아하는 건 아닐까?
책도 읽는 게 편하고, 말도 남의 말 따와서 예를 드는 것이 편한 것처럼...

속 편하게, 그거라도 하는 게 어디야 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뭔가 찜찜하다.

내가 '했다!'라고 할 수 있는 게 있는가...?


2011년 11월에 클레이 책을 보고 만든 천사 인형.

이것은 내가 만들었지만, 나의 창작물은 아닌 것이 된다.
씁쓸하다.
예쁜데, 내가 창작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처음 창작한 사람에게 질투심을 갖게도 하는 듯.


<보문사 뒷마당 2011, 아크릴, 캔버스>

사진은 내가 찍었지만, 결국 사진을 옮겨 그린 그림.
내가 그렸지만, 그림 선생이 계속해서 개입한 그림.
그럼 내가 그린 것이 맞나?
결국 내 창작물은 아닌 것이 된다.
씁쓸하다.
전시하고 나서도 이 씁쓸함이 계속 되었다.
남들도 독립하기 전에는 선생들이 고문 역할을 한다고 자위했지만 마음이 편치는 않다.


2012.02 펠트로 만든 아이스크림 주머니.

약간의 변형은 있었으나 역시 도안을 보고 만든 것.
내가 만들었으나, 나의 창작물은 아니다.

새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그리도 어려운 걸까?
나에게 새로 만드는 건 가능하기나 한걸까?

뿌듯하게 나의 결과물들을 보다가 이런 허접한 생각들을 늘어놓는다.
그냥, 뿌듯한 마음에 찬 물을 끼얹고 싶었던 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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